[프랑스 복합소재박람회를 가다 ② 탄소섬유산업의 현재·미래] 탄소복합소재가 대세…세계는 지금 '융합화 전쟁'
선진국들, 기술혁신 성장동력 창출 적극 / 우리나라도 신소재·나노융합 집중 육성 / 자동차·해상풍력 등 탄소섬유 적용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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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 국제복합소재전시회에서 전시된 탄소차체의 자동차를 기업 관계자 등이 살펴보고 있다. | ||
세계 탄소섬유산업 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있다.
일본과 미국,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지난 40여 년 간 지속적이고 꾸준한 연구개발, 상업화를 통해 품질이 안정적이고 성능이 뛰어난 탄소섬유 생산기술을 확보 중이다.
JEC그룹과 탄소융합기술원에 따르면 탄소섬유 제조의 대부분은 도레이, 데이진, 미쯔비시 레이온 등 일본의 탄소섬유 생산 3사가 일본 국내는 물론 미국, 멕시코, 유럽지역에 진출해 글로벌 시장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일본 도레이 사는 경북 구미에 진출해 탄소섬유의 생산기지를 다국적화 하고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는 과거 제철화학과 태광산업이 탄소섬유를 생산한 바 있으나 2001년 이후 중단했고 2008년 전북에 위치한 한국탄소융합기술원과 (주)효성이 PAN계 탄소섬유 공동연구개발에 성공해 탄소섬유 생산이 재개된 상태다.
국내에서 탄소섬유 생산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기술적 측면에서 우리나라는 세계 선진 기업들에 비해 후발국인 것이 현실이다. 탄소섬유의 종류가 다양하지 않아 수요자의 요구를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으며, 생산되는 탄소섬유의 품질에서도 많은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내·외 탄소산업 정책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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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소 사이드 미러. |
미국의 경우 융복합 탄소성형기술 정책의 기본방향으로 기술혁신을 통한 국가 경쟁력 제고와 함께 일자리 창출 및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을 맞춰 경제 불황극복 등 국가 경제혁신을 위한 융합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은 기존 기술적 융합화 전략을 넘어 다양한 사회 경제적 이슈 해결을 위해 인문 사회과학 분야를 포괄하는 융복합 탄소산업 정책, 즉 ‘융합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기술 산업간 융합화를 골자로 하는 ‘일본사회 5대 혁신비전’을 설정하고 新성장동력 창출과 사회적 문제해결을 위한 융합정책을 추진 중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가 차원에서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신소재, 나노융합 분야 집중 육성을 추진하고 있다.
2018년까지 소재수출 3600억불, 고용 38만명, 세계 4대 소재강국 진입을 목표로 전략적인 투자를 했고 이를 통해 3대 스타 브랜드(초경량 마그네슘, (나노)탄소융합소재, 기능성 나노필름·나노융합바이오소재)를 육성할 계획이다.
△탄소가 적용될 수 있는 최대 수요처 시장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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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진 고정용 탄소재. |
환경문제가 전 세계적인 이슈로 부각되면서 사람들의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친환경적인 자동차 경량화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자동차 경량화에 의한 높은 연비효율로 인해 직접적으로 소비자들의 부담을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경량차를 선호하게 될 전망이다.
탄소섬유복합소재는 친환경차 개발에 필수적인 경량화가 가능해 고비중의 금속을 대체하는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우수한 강성, 내부식성, 내열성 등으로 후드, 루프, 트렁크 리드, 플랫폼과 같은 차체를 구성하고 있는 부품에 주로 적용되고 있어 최대 수요처 분야이며, 향후 자동차의 안전 및 구조체에도 적용을 확대하기 위한 연구개발 및 정책적 지원이 요구되는 분야다.
해상풍력의 하부구조물에 대한 탄소복합재의 수요창출도 기대되는 분야이며, 기타 커플링, 타워 등과 같은 풍력터빈 부품에서 탄소복합재의 요구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ESS산업, 즉 에너지저장시스템(Energy Storage System)은 세계적으로 초기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상용화 촉진을 위해 고성능·대용량 전지시스템 및 핵심부품소재의 고도화(에너지밀도, 수명, 가격 등)의 필요성이 증대되는 추세다.
신흥국의 농업 기계화 및 생산성 확대와 선진국의 정밀농업에 대한 관심이 증가됨에 따라 농업용 로봇 및 드론 시장은 향후 증가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탄소섬유 복합재의 커다란 활용의 장이다.
아울러 스위스 제네바에서 지난달 19일까지 열렸던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는 신차와 컨셉트카 등과 함께 탄소섬유가 자동차 산업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장이었다.
탄소섬유를 차체와 각종 부품에 사용하고 있는 외국계 자동차 기업은 BMW, 벤츠가 선두주자다.
이 모터쇼에서 벤츠는 스포츠카용 카본 재질 뒷날개를 장착한 모델을 선보였고 BMW역시 차량의 급회전이나 비포장도로를 달릴 경우 엔진을 충격에서 보호하는 탄소섬유 재질 안전보호대를 장착했다.
뿐만 아니라 저명한 해외 자동차 업체들은 사이드 미러나 브레이크 패드에 탄소 섬유를 재질로한 부품들을 장착해 선보였다.
맥라렌 스포츠카는 기존 일정한 빗살무늬가 있는 탄소범퍼가 아닌 잘게 자른 ‘찹’ 형식으로 탄소섬유를 잘라 고온에서 흡착시킨 불규칙한 무늬의 탄소범퍼을 장착하기도 했다.
아쉬운 점은 현대나 기아, 쌍용 등 국내 업체들의 차량들에서는 탄소 섬유가 사용된 차체는 물론, 부품도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점이다.
탄소기술원 관계자는 “해외 여러 기업들의 경우 탄소 등 신소재, 복합소재 관련 공장을 따로 만들고 자동차 부품을 자체 생산하고 있다”며 “우리 기업들도 그같은 방향으로 세계 부품원료 시장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정동철 한국탄소융합기술원장 "자동차 연비절감에 탄소복합소재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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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급격한 발전을 이끌어 왔던 철(금속)소재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은 탄소복합소재뿐입니다. 아직까지는 탄소섬유가 가격이 높기 때문에 활용도가 떨어지고 있지만 조만간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탄소섬유의 등장으로 탄소복합소재의 시장 점유율이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정동철 한국탄소융합기술원장의 말이다. 정 원장은 이 때문에 미래 먹거리인 탄소복합소재 관련 기술 개발과 제품화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 원장은 “이미 항공분야에서는 더 멀리 더 많은 승객들을 수송하기 위해 동체에 50% 이상을 탄소복합소재로 활용한 항공기들이 운행하고 있고, 전세계적으로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자동차업체들은 연비 개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탄소복합재는 경량화를 통한 연비절감에 필수적이고 핵심적인 소재로 국내 완성차 업체는 탄소섬유복합재 적용에 아직 보수적이지만 유럽 및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이를 자동차 부품과 차체에 이미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제너바 모터쇼에 출품된 신차들에서도 탄소복합재 적용률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고 이런 측면에서 세계 탄소복합재 시장 전망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탄소섬유 복합소재 산업에서 한국은 잠재 시장인 자동차, IT 등 전방산업이 풍부하다”며 “국내유치 성공으로 2017년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JEC Asia 전시회를 통해 국내 수요기업에 자극을 줘 탄소복합재의 활용률이 급격하게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어 “탄소융합기술원도 탄소섬유 관련 기술개발은 물론 기업들이 탄소제품들의 판로를 확보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업 지원과 인력양성에 적극 나서 탄소산업 저변을 확대하고 우리나라 탄소산업을 선도하는 세계적인 탄소복합소재 연구소로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