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공장 짓는데, 샴페인 먼저 터뜨리면 안 된다”
관리자 | 2012-07-06 | 조회 2872
“이제 공장 짓는데, 샴페인 먼저 터뜨리면 안 된다”
⑩ 산·학·관·연 좌담회
‘21세기 산업의 쌀’로 일컬어지는 탄소섬유를 놓고 국내 시장의 각축전이 뜨겁다. 세계 최대 탄소섬유 회사인 일본의 도레이가 구미에 공장을 짓고 화재로 인해 공장 가동이 중단되기는 했지만 태광산업은 울산에서 이미 탄소섬유 생산 라인을 구축했다. ㈜효성도 전주의 친환경첨단복합산업단지에서 탄소섬유 양산공장 신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량을 해외에서 수입하는 국내 탄소업계로서는 반가운 일이지만 한편으로 국내기업과 국제기업의 경쟁 구도에 따른 파장도 예상된다. 다변화될 국내 생산체계를 앞두고 탄소산업의 메카를 지향하는 전주시에 둥지를 튼 탄소 업체와 인력양성을 담당하는 대학, 기술개발을 선도하는 전주기계탄소기술원(JMC) 관계자, 담당 공무원과 탄소산업에 대한 애로와 문제를 짚어봤다.
지난 달 26일 전주 국제탄소연구소 3층에서 열린 좌담회에는 항공기 탄소 브레이크를 생산하는 ㈜데크의 박종현 전무이사, 전주대 곽이구 탄소나노부품소재공학과 교수, 안계혁 JMC 연구개발본부장, 국내에서 유일하게‘탄소산업과장’이라는 직함을 가진 전주시청 최락휘 과장이 참여했다.
지난 달 26일 전주 국제탄소연구소 3층에서 열린 좌담회에는 항공기 탄소 브레이크를 생산하는 ㈜데크의 박종현 전무이사, 전주대 곽이구 탄소나노부품소재공학과 교수, 안계혁 JMC 연구개발본부장, 국내에서 유일하게‘탄소산업과장’이라는 직함을 가진 전주시청 최락휘 과장이 참여했다.

박종현 전무 도레이처럼 효성도 국내업계 지원을
곽이구 교수 대학의인력양성에대기업참여해야
최락휘 과장 국가차원서미래산업투자강화필요
안계혁 본부장 실용화기술력가진전문가육성시급
곽이구 교수 대학의인력양성에대기업참여해야
최락휘 과장 국가차원서미래산업투자강화필요
안계혁 본부장 실용화기술력가진전문가육성시급
△ 사회:전주의 효성과 경쟁할 일본 도레이사의 구미 탄소섬유 생산기지 조성을 바라보는 업계의 시각이 있을텐데요.
△ 박종현 ㈜데크 전무이사: 구미 쪽에서는 일본 도레이가 AMC(Advanced Material Technical Center)를 만들어서 현재 국내의 서플라이 체인(Supply Chain))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관련업체 전문가 클러스터’라는 명목으로 데크를 방문하고 우리 요청을 받아서
지원을해주는역할을하고있습니다. 도레이의 경우 굉장히 어플리케이션이나 서플라이 체인하는 업체들과의 유대관계가 아주 좋습니다. 그리고 기술도 전수해주며 자기들의 기술을 많이 오픈하고있습니다.
반면 전주에 공장을 짓는 효성은 굉장히 폐쇄적입니다. 그런면에서 탄소산업과 관련된 업체들과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뭔가 어플리케이션 제품화하는 그런것들이 효성 주관이 됐든 전주시 주관이 됐든 이런 역할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효성에는 화가 좀 납니다.
도레이사에서는 어제도 왔다갔거든요. “도와주셔야 합니다. 기술 필요한 거 있으면 얘기하면서 같이 합시다.”이렇게얘기하면서 다니고 기술 다 보여주는데…. 효성은 숨기면서 말을 안합니다.
△ 사회:박 전무의 지적에 대한 전주시의 판단은 어떻습니까.
△ 최락휘 전주시 탄소산업과장: 도레이는 이미 40년전부터 시작해 온 기업이고 그 축적된 기술력과 자신감으로 그렇게 공격적으로 서플라이 체인을 구성하고 다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효성은 기술력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몰라도 특히 어플리케이션 쪽은 아직 내놓을 게 못되는 것 상태로 압니다. 따라서 효성은 우선 탄소섬유부터 만들어놓고 보려고 하는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섬유가 내년에 생산되면 지적하신 부분에 대해서도 힘을 쏟겠다는 이야기를 하고있습니다.
△ 박 전무: 그렇게 말을 하고 중국에 투자하는거 아닌가요? 이러다가는 효성은‘자기만의 리그’가 될 것 같다는 거죠. 전북의 탄소밸리 사업도 우리가 사업은 땄지만 타 지역 대기업에서 다 개발하는거잖아요. 전주에 뭐가 남게 됩니까? 이것을 받을만한 인프라가 없는거죠.
△ 최 과장:그런내용때문에효성하고 대화할 때 1조 2000억원의 투자는 물론이고 회사와 함께하는 조인트업체를 10~15개쯤 동반 유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 부분은 서류로 작성한 바 없지만 구조적으로는 약속이 돼 있는 상황입니다. 효성의 조직구성이 현재는 탄소섬
유 개발쪽에 중심이 돼 있는거 같아요. 도레이보다는 마케팅이나 어플리케이션쪽은 좀 약하지않나 생각 됩니다.
△사회:곽교수님, 탄소산업과 관련 전문인력양성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곽이구 전주대 탄소나노부품소재공학과 교수: 전주대학교 같은 경우에는 탄소산업 분야 인재육성에 두 가지 트랙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탄소나노 부품소재공학과로 중소기업청에서 지원하는 중소기업형 계약학과입니다. 석사과정으로서 중기청에서 70% 정도 지원해주고 나머지 30%를 개인과 회사가 같이 부담해서 운영하며 학생들 모두 현재 전라북도내 회사에서 재직하는 재직사원 입니다.
참여 회사도 한 50개 정도 됩니다. 1기·2기·3기가 운영되고 있고, 탄소산업 업체는 물론 자동차·기계·건자재 업체 등 다양하게 참여하고 있습니다. 오는 8월에 1기생20명이처음으로배출됩니다. 두 번째 트랙은 전북도와 시˙군이 힘을 합쳐 추진하는 취업 연계형 인력양성사업이 있습니다. 풀타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석사과정이죠. 이 사업은 도·시는물론11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고, JMC·자동차기술원·KIST 등연구기관이3개입니다. 나머지는 데크·AFC·한국몰드·비나텍·한국 ACM·TOP 등 8개의 다양한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시와 도에서 90%를 지원하고 10%는 회사에서 부담하고 학생들에게는 전혀 부담이 없는 과정으로 학생들은 취업이 연계된 기업에서 2년간 일해야 됩니다.
△ 사회: 교수님 입장에서는 아쉽거나 지원이더필요한부분은없나요?
△ 곽 교수:가장 아쉬운것은 장비적인 측면입니다. 물론 탄소기술원에 장비들이 굉장히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생산 장비와 교육장비는 다르거든요. 항상 우리가 교육 장비를 구입하고자 하면 걸림돌이 많아요. 바로 말하면 다른 기관과의 중복성이죠.“ 이 장비 어느기관에 있지 않냐, 그런데 왜 사려고 하느냐”며 지적합니다. 엄연히 생산 장비와 교육장비는 다른 건데 그런 장비의 구축적인 측면에서는 중기청 사업이나 취업연계형사업도 해당이 되질 않습니다.1년 해봐야 장비구축비는 2000만~3000만 원 정도인데 3년 치를 다 모아도 작은거 하나 살까 말까하는 수준이죠.
특히 효성이 참여를 했으면 좋겠어요. 효성이 대학의 인력양성 사업에 참여해서 인력도 키워달라고 요구하면 참 좋겠는데 대기업 뚫기가 만만치가 않아요. 실무자가 어느 정도 얘길 해놓아도 결재 올라가다가 소멸돼버려요.
△ 사회: 국내 다른 대기업의 탄소섬유 진입에 대한 전망도 있습니까.
△ 최 과장: 소문에 의하면 삼성이 탄소산업에 끼어들려고 하고 있거든요. 그러면서 ‘삼성은 세계일류를 지향하기 때문에, 연구에만 10년간 투자하겠다’고 공언했다고합니다.‘ 10년을R&D만하겠다, 그래서 세계 일류 기술로 글로벌 넘버원을 만들면 도레이사를 이길 수 있다’ 이렇게 말하는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삼성 같은 대기업은 자본력이 있기 때문에 되지만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그게 참 힘듭니다. 아직 시장이 열리지도 않았고, 특히 유럽 쪽 경제 한파로 인해 풍력발전기나 태양광 사업의 투자가 줄어드는데 업체입장에서 이때 연구비나 시설비에 투자할 수는 정말 어렵다고 봅니다. 그
렇다고 안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사실 위기가 기회라고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봅니다.
△ 사회: 전주기계탄소기술원 연구개발 분야를 지휘하는 안 본부장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 안계혁 연구개발본부장: 인력양성하고 관련이 있는데요. R&D 입장에서 보면 연구소에서 채용할 만한 인력들이 국내에 사실 많이 없습니다. 외국에서도 탄소만 전문화돼 있는 그런 데가 많이 없거든요. 효성이나 이런 곳은 고급 인력들이 잘 있겠지만 그런 인력들은 또 너무 R&D에만 치중돼 있다보니까 실제로 업체에서 원하는 실용화 되는 기술들이 아니라 원천 기술 쪽으로 가는 경우가 있거든요. 우리 기술원의 경우도 실용화 기술을 가진 인력이 더욱 필요하고 탄소밸리 사업을 추진하거나 기업체와 협력사업을 할 때도 그러한 실용화 연구를 한 전문가
가 필요합니다.
△ 사회: ‘효성의 탄소공장 착공은 이제 시작에 불과한 일이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 최 과장: 전주시가 탄소사업을 시작한지 내년이면 10년이 되는데 금액을 보니까 1200억원 정도를 투자했습니다. 이제 기초를 다지고 지금부터는 집을 짓고 안에 살림을 집어넣기 시작해야 하는데 일부에서는 이미 끝난 일처럼 샴페인을 터뜨린것같은 느낌이 들어요.
‘효성 들어오니까 다 한 거 아니냐.’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전주시가 탄소산업 전체를 할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탄소섬유 부분하고 C&T 부분 쪽, 그걸 이용하는 어플리케이션, 복합재 부분 쪽을 중심적으로 해야합니다.
이 같은 일을 기초자치단체인 전주시 자체에만 맡기는 게 참 아쉽습니다. 탄소밸리사업만 해도 총액이 1992억원인데 그 중 국비가 1080억원이거든요. 매년 200억수준은 지원돼야 할텐데 아직도 정부는 50억원 주다가 120억원 줬다가 117억원 줬다가 이러고 있으니 정말 힘이 듭니다. 지역에서 시작해서 중앙정책으로 선정된 사업은 전주의 탄소산업이 유일하다 할 것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중앙부처에서 늦게나마 국가적 사업으로 진행을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계획이 국내를3개 권역으로 나눠 추진한다는 정보가 있습니다. 이는 지금까지의 노력이나 노하우를 볼 때 우리 지역에 집중해 주고, 또한 그것을 위해서 지방의 여론이 하나로 결집돼야 한다고봅니다.
사회·정리=김성중기자 yaks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