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산업 이끌 꿈의 신소재 선점‘치열한3파전’
관리자 | 2012-06-27 | 조회 2918
미래 산업 이끌 꿈의 신소재 선점‘치열한3파전’
⑦ 국내 탄소섬유 업체 현황
△효성·태광·일본 도레이 기술 개발 경쟁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탄소섬유(carbon fiber)의 국내 생산이 올해 물꼬를 튼 가운데 국내 탄소섬유시장은 효성과 태광, 그리고 한국에 상륙한 일본의 도레이 첨단소재가 치열한 ‘삼파전’을 벌이고 있다.
탄소섬유의 강도는 강철보다 10배, 탄성은 7배이상높으면서도 무게는 강철의4분의1에 불과해‘꿈의 신소재’라 불린다. 내구성과 충격 완화가 뛰어나고 부식될 염려가 없어 국가 저탄소 녹색 성장을 주도하는 세계 시장의최강자로 예상되는 첨단소재다. 그간 탄소섬유는 기술장벽이 높고 가격이 비싸 상용·산업화가 쉽지 않았지만 가볍고 강한 제품 개발이 세계 시장을 좌우하면서 탄소섬유는 미래를 책임질 신성장소재로 각광 받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내 굴지의 효성과 태광 그리고 일본의 도레이사가 앞 다퉈 투자를 확대하고 기술개발에 주력하는등‘소리없는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3사 가운데 가장 먼저 가시적인 성과를 낸 것은 태광산업이다. 태광산업은 지난 3월 30일 국내 최초로 탄소섬유 상업생산에 성공하며 업계의 선구자로 나섰지만 생산 일주일만인 4월 6일 울산 탄소섬유 공장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탄소섬유 생산에 차질이 생겼고 현재 공장은 가동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효성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중성능 탄소섬유(T-700)개발에 성공해 양산화 기술을 확보했다. 효성은 전주시팔복동4가와 동산동에 조성되는 전주친환경복합산업단지 3-1단계 부지에 탄소섬유 양산 공장을 짓고 있다. 효성은 우선적으로 2013년까지 친환경복합산업단지 18만 2253㎡의 부지에 2500억원을 투자해 연산 2000톤 규모의 탄소섬유 양산화 공장 설립을 추진한다. 이어 2020년까지 탄소섬유 양산량을 1만4000톤으로 늘리기로 하고 모두 1조2000억원의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혔다.
효성은 오는 8월말 탄소 공장의 건축공사를 마무리 짓고 공장시험 가동을 거쳐 2013년 2월부터 연산2000톤계획으로 중성능 탄소섬유 제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곳은 ‘21세기 산업의 쌀’로 평가되는 탄소섬유산업의 메카로 자리매김하려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연초에만 해도 논과 밭이었던 대지는 2월부터 시작된 땅고르기 작업을 거치면서 공장 건립의 기초가 되는 콘크리트 타설이 완료되고 철골구조용 앵커가 설치되는 중이다.
도레이첨단소재는 630억원을 투자해 구미에서 탄소섬유 공장 착공식을 갖고 내년 1월 2200톤 규모의 탄소섬유 상업생산을 목표로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탄소섬유 수요량은 2400톤으로 국내 시장 사용량 대부분을 충당할 수 있는 규모다. 도레이는 탄소섬유 시장이 앞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보고 한국을 세계적인 탄소섬유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또 2020년까지 국내에서만 연산 1만4000톤 규모로 설비를 확장한다는 계획으로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의 수요를 독점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울산광역시에 있는 태광산업 탄소섬유 공장 전경. 이 곳은 가동 일주일만인 지난 4월 갑작스런 화재로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태광산업, 올3월 울산공장 가동했다가 화재로 중단
일본 도레이 첨단소재, 구미에 철저한 보안속 건립중
효성, 전주서 내년 2월부터 연2000톤 규모 생산계획
△ 회사측“모든게 기밀”철통 보안
미래의 신소재로 각광받는 탄소섬유를 둘러싼 기업들의 보안 전쟁이 치열하다. 기밀 유지는 곧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국내 탄소섬유 산업에 뛰어든 3개 회사인 효성과 태광산업 그리고 일본의 도레이 첨단산업의 탄소섬유 공정의 실체를 아는 사람은 각사 내부 소수 임원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모른다. 생산 설비 사진은 물론 공장을 짓기 위한 성토작업조차 촬영이 안 될 정도로 탄소 관련 정황은 모든 것이 비공개를 원칙으로 ‘일급기밀’로 분류되는 등 베일에 싸여 있다. 3사 전문가들은 공장의 외형이나 공장이 설립될 부지 면적, 건물을 올리기 위한 준비작업만 보고도 공장에서 뭘 생산할지, 또한 이를 위해 어떤 설비가 들
어 갈지에 대해 훤히 내다보고 추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탄소 관련 기업 임직원은 물론 공장에 진입하는 외부인조차 철저한 검색과 검문을 통해 통과여부가 결정된다. 기밀이 새어 나갔을 경우 기술과 시간, 그리고 생산에 필요한 부품 확보 등에 어려움을 겪을 소지가 다분, 경쟁업체에기 뒤질 수밖에 없어 이들에게는 보안이 곧 생명으로 연결될 수 밖에 없다.
실제 지난 8일 본보 기자가 울산광역시에 소재한 태광산업을 취재차 찾았지만 아무런 정보도 얻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려야했다. 태광산업 입구에서 ‘기자라도 들어갈수 없다’는 말에 태광산업 본사와 연락을 취해봤지만 본사에서도‘죄송하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한 시기다. 또한 검찰 조사까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본사 임원진조차 출입에 통제를 받고 있다. 양해해 달라’는 말을 되풀이 했다. 지난 3월말 첫 탄소섬유양산에 들어간 태광산업은 공장가동 일주일 만에 화재가 발생, 임직원 9명이 검찰 조사를 받고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태광산업은 정문 출입의 경비를 강화, 경비와 청경 등이 입출입하는 차량과 사람들을 꼼꼼히 체크, 내부 출입을 금지하고 돌려보내는 상황이 다반사였다. 입출입 차량도 마찬가지로 철저한 수색 검문이 이뤄지고 있었으며, 회사 관계자조차 신분을 재확인하는 절차를 겪어야 할 정도였다.
특히 공단 담장도 2.5m 이상 높게 설치돼 있어 외부에서는 내부 전경도 보기 힘들었다. 외부에 알려진 태광산업의 탄소섬유 현황은 극히 일부분이며 국내 최초로 탄소섬유 양산에 성공한 태광산업의 공장이 언제 재가동될지도 미지수다. 태광산업은 지난 2009년 첨단 소재를 대표하는 PAN계 탄소섬유 생산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한 이후 2011년 상업설비 구축을 거쳐 올 3월부터 프리커서 연산 3000톤, 탄소섬유 연산 1500톤 규모의 상업생산 가동을 시작했지만 지난 4월 갑작스런 화재로 공장 가동이 전면중단된 상태다.
구미 도레이 첨단소재의 보안도 가히 수준급으로 지난해6월경북구미국가산업단지 3공장에서탄소섬유생산공장 착공식을 갖고 공장을 짓고 있다. 도레이는 탄소섬유 세계 1위 기업으로 탄소섬유는 현재 보잉 787 및 에어버스 등의 동체 및 각종 부품에 사용중이며 자동차, 선박, 풍력발전기 부품 등 소재 경량화를 통한 에너지 절감 및 그린에너지를 위한 친환경소재로 세계적인 각광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구미 도레이 첨단소재는 일본 도레이 본사의 우수한 기술과 인력을 지원받아 국내 탄소시장의 점령을 선고하고 나선지 오래다. 특히 도레이 첨단소재의 탄소섬유 진출은 첨단 부품소재 시장 창출을 통한 관련산업 파급 등의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 공장의 정확한 위치나 앞으로 양산될 탄소섬유의 종류에 대한 정보도 명확히 나온게 없다.
반면 전주 효성은 태광산업이나 도레이 첨단산업에 비해 정보가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진 상황이다. 이는 탄소공장이 전주에 들어서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고 도민들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다 보니 최소한의 알권리를 충족해 주고 있는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6월 28일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 3공장에서 열린 일본 도레이첨단소재 탄소섬유 공장 기공식.
이강모기자 kangmo518@
-전북일보 2012. 06.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