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기업·연구소 ‘삼위일체’ 탄소응용제품 개발 앞장
관리자 | 2012-06-27 | 조회 2831
정부·기업·연구소 ‘삼위일체’ 탄소응용제품 개발 앞장
⑧ 영국·독일의 탄소산업
21세기 산업의 쌀이자 신소재로 각광받고 있는 탄소섬유의 최대 생산 국가는 일본으로 대표된다.
그러나 국가별로 2011년부터 2020년까지 PAN계 탄소섬유 생산능력을 예측한 보고서는 일본에 이어 미국와 유럽이 시장을 주도하면서 중국과 한국 등 신진국가들의 성장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하고 있
다.
문제는 탄소섬유 자체의 생산도 중요하지만 탄소섬유를 이용한 응용제품의 높은 부가가치가 더 주목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탄소섬유 응용제품이 적용 분야는 항공우주와 자동차분야가 우선적으로 꼽힌다. 항공분야에서 탄소섬유 의존도는 갈수록 높아질 전망이다. 이미 보잉787이나 에어버스 A380, A350XWB 등 상업의 제트여객기 분야는 50%가 넘는 부품이 탄소섬유 응용제품으로 대체되고 있다. 항공기와 우주기기용 구조재료에는 CFRP(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이 많이 사용되며 이는 이제까지 항공기의 대부분을 차지한 알루미늄 합금의 대체제로서 기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탄소소재가 접목된 자동차 시장은 우리의 생활을 조만간 바꿔놓을 정도로 속도가 빠르다. 이미 등장한 전기자동차가 경쟁력을 가지려면 차량 소재의 상당부분을 가볍고 단단한 탄소복합재로 대체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주 항공과 자동차 분야에서 탄소복합재 적용을 선도하고 있는 영국과 독일을 취재한 배경이다.

사진 왼쪽부터 영국의 탄소산업 연구개발 중심지인 쉐필드에 위치한 첨단제조기술센터인 AMRC 내부, 독일 탄소복합체 전문 연구기관인 뮌헨대학 부설 LCC, 세계적인 명차를 생산하는 독일 뮌헨에 위치한BMW본사 자동차 공장 전경.
영국 쉐필드 AMRC, 항공·자동차 분야 적용 주도
독일 뮌헨 LCC, 전주기계탄소기술원과 공동연구
△영국 AMRC와 UMECO
영국의 탄소산업 연구개발 중심지로서 쉐필드에 위치한 첨단제조기술센터인 AMRC(Advanced Manufacturing Research Center)를 지난 3월 26일 찾았다.
2001년도에 설립된 이 연구소(소장 카이스 리지웨이)는 영국 정부의 재정 지원으로 설립된 기관이며 약 300명의 연구 인력 등이 근무하고 있다. 특히 이 곳은 쉐필드 대학의 산하기관이자 보잉사의 영국연구소다.
AMRC는 4개 그룹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프로세스 테크놀리지 그룹(Process Technology Group), 콤포지트 센터(Composite Centre), 에어로스페이스 스트럭츄얼 테스팅 및 시스템 인터그레이션(Aerospace Structual Testing & System Intergration), 어셈블리·디자인(Assembly & Design)이다.
1~9단계로구분되는MRL(Manufacturing Readiness Level)에서 AMRC는 4~7단계를 담당하고 있다. 1~3단계는 주로 쉐필드 대학에서 하는 기초연구, 8~9단계는 실용화로서AMRC는 기초기술과 기업의 실용화를 연결하는 브리지(교량) 역할에 무게를 두는 곳이다.
이를테면 기업들이 독자적인 역량으로 달성하기 힘든 프로젝트를AMRC에 의뢰하면 이를 개발하고 기술자문과 함께 기업간 비즈니스 창구역할을 한다는 얘기다.
영국의 탄소섬유 복합재 센터는 AMRC외에도 5개 연구소가 더 있으며 AMRC의 특징은 항공과 자동차 응용에 사용되는 탄소 복합재료 제작과 항공 엔진부품을 최종가공하는 기관이라는 차별성을 갖는다.
영국 정부 지원을 기초로 설립된 AMRC는 현재 약 70개의 TIRE 1과 TIRE 2 업체로부터 펀딩을 받아 운용되고 있으며 TIRE 1은 연간 20만 파운드, TIRE2는 3만파운드의 기금을 내는 독특한 방식이다.
70개 기업으로부터 받은 펀드의 3분의 1은 공동연구과제에, 3분의2는 기업고유의 과제를 수행하는 데 쓰이며 100% 재정자립이 된 모범적 사례다.
AMRC의 파트너 기업으로 보잉사, 롤스로이스사, 볼보 에어로, 지멘스 등 초일류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이날 만난 카이스 리지웨이 AMRC 소장은 전주의 탄소섬유 생산에 큰 관심을 보이며“중앙정부와 대학의 지원 및 기업의 투자로 성공적인 업무 수행을 하고 있는 AMRC가 소재한 쉐필드시와 전주의 도시규모가 유사해 매우 흥미롭다”며“역동성을 특징으로 하는 한국적 스타일로 늦게 출발한 전주의 탄소벨리 프로젝트가 성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쉐필드시는 과거 철강산업의 중심도시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탄소섬유산업 중심지가 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는AMRC 협력사로 탄소복합재 프리프레그를 제조하는 인근의 UMECO(최근ACG서 회사명 변경)사를 찾았다.
200여명의 종업원으로 2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탄소복합재 전문 중견기업인 UMECO는 신공정을 통해 자동차와 항공기용 등 대형 복합재 구조물을 제작하는 기술을 보유한 회사다.
특히 UMECO는 저비용 중간재 개발과 생산을 통한 Final Product(최종 생산품) 제조공정 연구에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에어버스와 보잉사 등을 주요 고객으로 삼고 있는UMECO는 항공기와 자동차 부품은 물론 요트 등 레저용품의 복합재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에비 사히디 UMECO 기술이사는“탄소섬유 시장의 수요가 확대되면 부족현상이 생길 것이다”며 “현재 미국과 일본에서 탄소섬유 전량을 수입하고 있지만 전주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독일의 LCC
독일내 탄소복합체 전문 연구기관은 슈투트가르트대학 부설 연구기관인 IFB, 탄소섬유 복합체 연구 및 신뢰성 전문 평가기관인 프라운호퍼(Fraunhofer)와 기자가 취재한 뮌헨대학 부설 연구기관인 LCC로 대표된다.
지난2009년탄소섬유전문기업SGL 그룹의 재정 지원으로 설립된LCC는 특이하게도 뮌헨 공과대학 내에 연구소를 갖추고 있었다.
더구나 LCC연구소 클라우스 드렉쉴러 소장은 독일의 나머지 2개 탄소복합체 연구소인 IFB와 프라운호퍼 연구소장도 겸임할 정도의 전문가다.
LCC는 70여명의 전문인력이 1500㎡의 복합재료 연구실을 보유하고 있으며 독일 자동차 산업과 항공산업의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LCC 부소장인 엘리자베스는“우리는 다년간 유럽내 다수의 기업과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다진 네트워크와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며 “세계적인자동차 업체인 BMW와 포르쉐, 다임러, 폭스바겐은 물론 항공사인 유로콥터, 프리미엄 에어로텍과 공동연구를 추진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JMC(전주기계탄소기술원)와 지난 2010년 기초국제공동연구를 추진하고 있는 LCC는 현재 JMC와 부품소재 국제공동개발사업 연구소로 선정돼 2015년까지 지경부로부터 32억원이 지원된다.
세계 자동차 시장 왜BMW 주목하나
탄소소재전기자동차양산선도

세계적인 명차를 생산하는 독일의 BMW사. 뮌헨에 위치한 BMW본사는 그룹의 월드센터와 세계최첨단의 자동차 생산 공장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세계가 BMW를 주목하는 이유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고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미래형 전기자동차 개발을 선도하기 있기 때문이다.
BMW는 세계적 탄소기업 SGL의 지분을 49% 보유하고 있다. 이는 BMW가 지향하는 미래 자동차의 주
된 소재가 탄소임을 의미한다.
BMW의 목표는 역시 향후 세계 전기자동차 시장을 선도하고 석권하는 것이다.
BMW그룹 슈미트 이사는“전기자동차의가격경쟁력을위해서는 차의 무게를 줄이는 경량화 작업이 최대 관건이다”고 말한다. 전기자동차에 필수적인 전기배터리(250~300kg)도입으로 차량의 무게가 크게 증가하기때문.
이에BMW는 알루미늄보다 30%, 철보다50% 이상 가벼운 탄소복합재(CFRP)를 최대한 차량소재로 활용하는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BMW는 이미 30%대의 에너지를 감축하는 수준
에 도달했다고 자신한다.
또 값비싼 탄소복합재의 적용에 따른 가격경쟁력 문제도 소비자들의 자동차 구매 패턴이 좀 더 작은 전기자동차로 바뀌면 대량생산 체제를 도입해 극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BMW는 이미 지난 5월 한국에서 그들의 야심작인 전기자동차 i3와 i8 전시회를 열었다.
슈미트이사는 전주의 효성탄소섬유 생산공장과 관련“100% SGL사의 탄소섬유를 공급받기 때문에 수입처 전환은 불가능하다”면서 “한국에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BMW 전기자동차 생산공장이 들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장기적 관점에서 한국에 생산시설이 구축되면 탄소소재를 활용한 부품업체가 필요할 것이다”며 전주시와의 협업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성중기자 yaksj@
-전북일보 2012. 06.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