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신소재 탄소섬유 상용화 눈앞
관리자 | 2011-11-03 | 조회 3015
전주기계탄소기술원 안계혁 박사가 탄소섬유로 만든 제네시스 쿠페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와 손잡고 양산용 쿠페를 개조했다. 보닛과 지붕 등 차체 8조각만 바꿨지만 무게가 80㎏ 줄면서 연비는 2.2%, 가속성능은 4.7% 개선됐다. 가장 큰 보닛조차 초등학생 가방만큼 가벼워 한 손으로 들릴 정도다. |
![]() 송하진 전주시장과 강신재 전주기계탄소기술원장이 탄소섬유 시험생산라인을 돌아보고 있다.
![]() 전주기계탄소기술원 연구원이 탄소섬유를 연구하고 있다. |
전북의 재발견 - 전략사업
탄소소재산업
강철보다 강하고 알루미늄보다 가벼운 섬유산-학-연-관 투자 이어 국책사업 채택돼가격 경쟁력-기술 격차 극복 과제로 남아
최근 전남 영암 서킷에서 치러진 F1 코리아 그랑프리는 스피드 마니아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KTX보다 더 빠른 시속 350㎞를 넘나드는 짜릿함 때문이다. 그렇다고 F1 머신에 고배기량 엔진을 얹힌 것은 아니다. 일반 중형차와 비슷한 2,400㏄급이다.
하지만 1초에 100m씩 달리는 무시무시한 속도를 낸다. 750마력의 괴력을 뿜는 엔진 튜닝기술, 여기에 강철보다강하면서 알루미늄보다 가벼운 탄소섬유로 제작된 차체가 가능케 했다. 꿈의 신소재로 불려 온 그 소재가 곧 전주에서 생산된다. 국내 첫 상용화다.
△국산 상용화 임박
현재 탄소섬유 상용화는 전주 팔복동 첨단산단을 중심으로 시도되고 있다. 2006년 국내 첫 전문 연구기관인 전주기계탄소기술원이 설립되면서다. 이미 레포츠 용품이나 자동차 부품소재로 쓸만한 중성능급 상용기술은 개발됐다.
현재 탄소섬유 상용화는 전주 팔복동 첨단산단을 중심으로 시도되고 있다. 2006년 국내 첫 전문 연구기관인 전주기계탄소기술원이 설립되면서다. 이미 레포츠 용품이나 자동차 부품소재로 쓸만한 중성능급 상용기술은 개발됐다.
연산 350톤 규모의 중간재료(아크릴섬유)와 완제품(탄소섬유)을 생산할 수 있는 시험 생산라인도 3년째 가동되고 있다. 전북도와 전주시를 비롯해 효성그룹과 금호석유화학, 데크와 KCR 등 산·학·연·관이 약 2,500억원을 투자했다. 이른바 전주탄소밸리 구축사업이다.
이는 국책사업으로도 채택돼 향후 5년간(2011~15년)

1,991억원이 더 투자된다. 여기엔 현대기아자동차와 OCI등 대기업들도 참여한다. 이 중 효성은 시험 생산라인 인근에, OCI는 군산공장 주변에 상용라인 건설도 추진 중이다. 상용화는 사실상 시간 문제인 셈이다.
△가격 경쟁력 관건
엄밀히 말하면 전주에서 상용화는 처음이 아니다. 1990년대 초반 태광이 연산 70톤 규모의 상용라인을 가동했다가 문을 닫았다. 당시엔 응용제품이 적어 시장이 미미했던데다 미국이나 일본, 또는 대만산에 비해 가격 경쟁력도 낮았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하면 전주에서 상용화는 처음이 아니다. 1990년대 초반 태광이 연산 70톤 규모의 상용라인을 가동했다가 문을 닫았다. 당시엔 응용제품이 적어 시장이 미미했던데다 미국이나 일본, 또는 대만산에 비해 가격 경쟁력도 낮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신소재로 주목받으면서 시장도 폭발적으로 확대됐다. 지식경제부는 향후 2025년까지 연평균 9% 이상의 초고속 성장세를 예상하고 있다. 정부가 전주탄소밸리 구축사업을 국책과제로 채택하고, 대기업들도 속속 전주로 집결하는 이유다.
그러나 대량 생산체제를 갖춘 선진국과 가격 경쟁력은 여전히 만만치 않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탄소섬유 국제가는 1㎏당 약 4만원 선, 기계탄소기술원은 이보다 60%가량 싼 1만5,000원 정도로 낮추면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완성차 업계는 지금의 약 40% 수준만 유지돼도 자동차부품소재론 쓸만할 것이란 전망이다. 상용화를 준비 중인기업들은 그 시장 진입기를 2014~15년께로 예측하고 있다.
△기술격차 극복해야
선진국 기술을 따라잡는 것도 또 다른 과제다. 현재 우리기술력은 중성능급(T800) 상용기술을 갖췄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레포츠 용품부터 자동차 부품소재 정도는 맘만 먹으면 언제든지 상용화할 수 있는 이른바 범용 기술이다.
선진국 기술을 따라잡는 것도 또 다른 과제다. 현재 우리기술력은 중성능급(T800) 상용기술을 갖췄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레포츠 용품부터 자동차 부품소재 정도는 맘만 먹으면 언제든지 상용화할 수 있는 이른바 범용 기술이다.
하지만 군사용, 또는 항공우주산업용 고성능급(T1000이상)은 벅찬 게 현실이다. 미국과 일본, 러시아 정도가 갖춘 것으로 알려졌고 무역조차 금지된 품목이다. 지식경제부조차 지난해 8월 전주탄소밸리 예비타당성 심의 과정에서 우리 기술력과 투자력을 종합해보면 고성능급 개발은아직 시기상조라며 국책사업에서 제외한 바 있다.
결국 전주탄소밸리가 국내 탄소소재산업 허브로 성장하려면 중성능급 상용화를 앞당겨 탄소시장을 선점하는 게과제가 됐다. 전문가들은 여기에 선진국과 기술격차를 좁힐 고성능급 연구개발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방안을 또다른 과제로 꼽는다.
탄소섬유란 무엇인가?
탄소섬유(Carbon Fiber)는 유기섬유를 고온으로 태워 탄소만 남긴 섬유를 뜻한다. 말 그대로 90% 이상이 탄소인섬유다. 나무를 태우면 탄소 덩어리인 숯만 남는 원리와 같다. 에디슨이 1880년 전구용 필라멘트에 사용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무게는 강철 4분의 1에 불과하면서 그 강도는 10배 이상 강한데다 초고온에도 견딘다는 게 특징이다. 때문에 레포츠 용품부터 항공우주산업까지 다양한 영역에 사용되고 있다.
낚싯대와 골프채 샤프트로, 교각을 떠받치는 기둥 보강재와 풍력발전기의 날개로, 자동차 차체와 요트 선체로, 인공위성 동체와 로켓엔진 커버로도 쓰인다. 하지만 국내에는 현재 상용라인이 없어 전량 수입한다.
한해 수입액만도 약 3,400억원대에 이른다. 전주기계탄소기술원은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이 같은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 2020년 기준 1조4,000억원대의 파급효과와 6,000명가량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다.
탄소섬유를 응용한 차세대 신소재 개발경쟁도 시작됐다. 강철보다 100배 이상 강하면서 전기성까지 띠는 탄소나노튜브(CNT), 이를 능가한다는 그래핀(Graphene) 등 이른바‘포스트 탄소섬유’이다.
“부품소재 분야 팔방미인인 탄소섬유 국가차원의 관심-투자 필요하죠”
안계혁 탄소밸리사업단장 |
![]() |
△파급효과가 클 것이란 기대가 큰데
-탄소섬유는 부품소재 분야에있어‘팔방미인’과 같다. 응용분야가 그만큼 넓다. 때문에 효성
이나 OCI와 같은 소재기업뿐만 아니라 현대기아차와 데크항공등 완성차와 항공사까지 탄소밸
리에 참여하고 있다. 국산화에 대한 기대치가 반영된결과다. 세계적으로 봐도 소재생산 기업과 이를 활용하려는 기업체 간 짝짓기가 한창이다.
이나 OCI와 같은 소재기업뿐만 아니라 현대기아차와 데크항공등 완성차와 항공사까지 탄소밸
리에 참여하고 있다. 국산화에 대한 기대치가 반영된결과다. 세계적으로 봐도 소재생산 기업과 이를 활용하려는 기업체 간 짝짓기가 한창이다.
△전주 탄소밸리의 특징은 무엇인가
-민간 기업이나 연구소를 중심으로 여러 지방에서 탄소소재를 연구하거나 생산라인을 갖추려는 노력이 많다. 하지만 전주처럼 기초 연구부터 원재료와 완성품 생산라인까지 집적화된 곳은 없다. 국내 탄소소재상용화 시대는 사실상 전주에서 열린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 선점 효과를 계속 유지해간다면 파급력은 막대해질 것이다.
△차세대 신소재 개발도 중요할 텐데
-일단 탄소섬유를 상용화해야 한다. 일반 산업분야에 쓰일 중성능급 상용화는 가능해진만큼 앞으론 항공우주산업까지 시장을 넓혀줄 고성능급을 개발하는 게 당면 과제다. 중장기적으론 탄소나노튜브와 그래핀 등 탄소섬유를 대체할 신소재 개발도 중요하다. 탄소섬유는 선진국을 뒤쫓아왔지만, 그 대체 소재분야는 이제 연구를 시작하는 단계다. 선진국과 대등한 위치에서 출발할 수 있다는 의미로, 국가 차원의 관심과 투자가중요한 시점이다.
/정성학 기자
- 새전북신문 2011. 1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