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 분쟁 심화, 반도체 D램 단가 하락 등으로 9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1.7% 줄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9월 수출입 동향 자료에 따르면 이달 수출은 447억 1000만 달러, 수입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5.6% 감소한 387억 4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59억 7000만 달러 흑자로 92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수출 부진의 원인은 미·중 무역 분쟁 심화 등 대외 여건 악화와, 전년 동월 대비 50% 이상 하락한 반도체 D램 가격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도체를 제외하면 수출 감소율은 5.3%로 떨어진다. 게다가 지난해 9월은 일평균 수출이 26억 달러에 달하고, 반도체 수출도 124억 3000만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해 그 영향이 9월 수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주요 품목별 수출 동향을 살펴보면 자동차는 유럽연합(EU) 등에서 단가 높은 친환경차의 수요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9월에 비해 4.0% 늘어 6개월 연속 증가했다. 조선도 선박 시황 개선과 주력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선의 인도 증가 등으로 30.9% 올랐다.
차부품은 베트남 현지기업의 신제품 출시 등으로 2.1%, 무선통신기기는 중국·아세안(ASEAN) 으로의 수출 증가 등으로 1.1% 늘었다. 특히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14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하지만 반도체는 D램 가격 하락과 미중 분쟁에 따른 업황 불확실성 등으로 전년 동월 대비 31.5% 감소했고, 석유화학도 유가 불확실성 심화에 따른 단가 하락으로 17.6% 줄었다. 철강은 중국·미국 등의 공급 확대로 단가가 떨어져 9.1%, 디스플레이는 중국 패널 생산 확대에 따른 가격 하락 등으로 17.1% 감소했다.
지역별 수출 동향으로 보면 EU는 선박, 석유제품, 무선통신기기 등의 호조에 힘입어 10.6% 증가했고, 독립국가연합(CIS)도 일반기계, 컴퓨터, 선박 등을 중심으로 활기를 띠며 41.3% 늘었다. 중남미 역시 선박과 무선통신기기 등이 호조를 보이며 10.8% 증가했다.
반면 미국은 일반기계와 반도체 등의 부진으로 2.2% 줄었고 중국 또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이 하락하며 21.8% 감소했다. 일본과 인도도 각각 전년 동월 대비 5.9%와 10.5% 줄었다.
한편,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는 지금까지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7~9월 한국의 대일(對日)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 수입은 8.4% 각각 줄어 월평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8월 기준 한국의 대일본 수출 감소는 6.6%로 일본의 대한국 수출 감소율 9.4%보다 낮아 한국보다 일본이 더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7~8월 누계도 한국의 대일본 수출 감소(-3.5%)보다 일본의 대한국 수출 감소(-8.1)가 더 컸다.